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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기침하면 한국은 "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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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기침하면 한국은 "독감"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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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국내 기업 해외투자의 40%를 유치하는 등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20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이 올 해 사상 최초로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4월말까지 대 중국 수출액은 99억1,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16.8%를 기록, 2002년에 비해 54.4%나 증가한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은 105억6,300만달러(17.9%)로 2.9% 증가에 그쳤다.

산자부 관계자는 "아직은 미국 수출이 중국보다 많지만, 수출 증가율이 현재와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연간 대 중국 수출액은 366억7,6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337억3,000만 달러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에서도 재연돼 올들어 1·4분기까지 전체 해외투자(6억3,800만 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9.8%(3억700만 달러)로 미국(2억1,800만 달러)의 1.4배에 달하고 있다. 중국이 수출과 해외투자 부문 모두에서 한국의 가장 큰 파트너가 된 것이다.

반면 중국 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96년부터 2001년까지 한국은 중국의 대외 교역에서 4위를 유지했는데, 지난해에는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5위로 한단계 밀려났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비대칭적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 경제가 감기를 앓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낮춘 배경에는 사스 확산에 따라 중국 경제가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사스에 따른 경제성장률 감소가 최소 0.3%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사스 위험지역이 아니면서도 전세계에서 중국을 제외할 경우 사스의 가장 큰 경제적 피해자가 됐다.

LG경제연구원 장성근 선임연구원은 "최근 5년간 한국은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5%대의 성장을 이뤘으나, 이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인도나 중동 등 서남아시아 지역을 '제2의 중국'으로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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