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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서 "노무현 변했다" 비판 / 盧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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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서 "노무현 변했다" 비판 / 盧는 괴로워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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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요즘 안색이 좋지 않다. 6박7일간의 빡빡한 방미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쉴 겨를도 없이 계속되는 친미 발언 논란 때문이다.특히 방미 일정까지 조정하며 각별한 관심을 두었던 5·18 기념식에서의 소동은 적지않은 심리적 타격을 준 듯 하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괴로운 부분은 각계에서 쏟아지는 "노무현이 변했다"는 비난이다. 자신이 원칙에서조차 변했다는 것처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 때문에 "협상하러 갔는데 좋은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여러 차례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사모 등 자신을 지지해왔던 집단과 계층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19일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앞으로의 평가와 신뢰는 몇 마디 말이 아니라 우리가 갖는 일관성으로 받겠다"고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결국 5부 요인과의 오찬 자리에서 "자기 지지기반에 잘 보여야 하는데 (내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모르겠다"고 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특히 한총련 학생들이 '대미 굴욕외교'를 비판하며 시위를 벌여 엉망이 된 5·18 기념식은 노 대통령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다. 노 대통령은 광주 민주화항쟁 기념식을 위해 방미 일정도 앞당겼을 정도로 각별한 의미를 담아왔다. 또 전남대 강연의 경우도 당초에는 연설로 예정됐던 것을 노 대통령이 강연으로 바꾸며 원고도 직접 준비했던 행사였다. 그러나 행사는 시위 때문에 의미가 퇴색해버렸고 대통령은 뒷문으로 입장하는 '봉변'을 당했다.

노 대통령은 전남대 강연에서 "나는 구속학생을 변론하면서 민주화에 한 다리를 걸치게 됐다"며 "지금도 '님을 위한 행진곡' 등 (운동가요를) 열 몇 개라도 부를 수 있다"라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다.

또 싸움을 피하기 위해 동네 부랑아의 가랑이 밑을 기어갔던 중국 초나라의 한신 장군 예를 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노 대통령의 모습을 보는 청와대의 386 참모진도 속이 타고 있다. "얼마나 답답할까", "불쌍하다"는 말까지 하면서 안쓰러워 하고 있다. 운동권 후배이기도 한 한총련 소속 학생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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