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이라면 자다가도 눈에 번쩍 불이 들어오는 친구가 언젠가 '남도 음식 기행'이라는 관광 상품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맛의 본고장인 전라도의 유명 음식점을 끼니 별로 연결해서 먹어가며 주변의 관광지를 탐승하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이 관광단은 보통 3박 4일 동안 승합차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그런데도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이틀째 점심은 떡갈비이고 저녁은 낙지인데 두 식당이 모두 각 부문의 정통·진짜·원조 식당이라 꼭 가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바로 한 시간 남짓의 거리로 이웃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면 승합차 운전기사는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하고 떡갈비 식당에서 낙지 식당으로 걸어오게 한다. 그래도 배가 꺼지지 않는 사람은 저녁 시간이 될 때까지 제자리뛰기를 한다고 했다.
식당 옆에서 배가 꺼질 때까지 뜀뛰기를 하는 남녀노소, 그 모습이 너무 부자연스러웠던가. 내가 지금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관광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 하긴 그 친구의 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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