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2007년까지 총 2조원의 사업비를 투입, 1,000만 가구에 디지털 홈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안을 최근 발표했다. 디지털 홈이란 PC, TV 등 가정 내 정보기기와 가전을 유·무선으로 연결,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휴대폰으로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하는 등 가정 생활의 일대 혁명을 가져올 디지털 홈은 이미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 등 일부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디지털 홈이 본격적으로 구축됐을 경우 달라질 우리의 가정 생활은 어떤 것일까. 또 2007년까지 약 846조원의 시장 규모로 고속성장이 점쳐지는 디지털 홈의 본격적인 도래를 앞두고 국내 가전 업체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디지털 홈이 바꿔놓을 미래상
디지털 홈 구축은 한마디로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던 미래 가정이 현실화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휴대폰으로 집안살림이 가능하다. 퇴근 무렵 휴대폰으로 전기밥솥을 조작, 집에 오자마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또 집안에 도둑이 들어오면 휴대폰에 알람 신호가 뜨면서 경비업체나 경찰 등에 자동으로 연락이 된다. 집안에 사람이 없을 때 방문자가 와도 휴대폰을 이용해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할 수 잇다.
홈 엔터테인먼트도 대거 확산된다. 인터넷으로 다운 받은 영화를 비롯해 개인 PC에 저장된 모든 멀티미디어 자료를 디지털 TV를 이용해 거실에서 볼 수 있다. 디지털 TV에는 하드디스크형 저장장치가 있어서 집을 비울 때에도 원격제어 기능을 통해 예약 녹화도 할 수 있다. 또 지금의 인터넷 게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홈 네트워크 게임도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쌍방향 미디어 시대 도래를 꼽을 수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화상을 통해 응급조치를 할 수도 있고 아파트 단지에서는 화상 반상회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홈 쇼핑도 판매자와 얼굴을 보고 상담하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키보드를 다룰 줄 모르는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등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개발에 나선 국내 업체
정통부의 계획 발표에 앞서 가전 업체를 비롯해 건설사, 통신사 들은 이미 홈 네트워크 사업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기술 경쟁력 확보와 양산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가전 업체에서 선두주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건설사 등과 손잡고 신규 아파트에 인터넷을 통한 홈 네트워킹이 가능한 정보 가전기기를 설치하는 등 초기 단계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가전 업체들은 최근 들어 제품 개발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홈네트워크 브랜드 'LG홈넷'을 발표한 LG전자는 이미 홈네트워크 전용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판매한데 이어 전력선통신(PLC) 모듈 등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와 액정표시장치(LCD)를 내장한 고급 대형 냉장고를 홈 서버로 하고 실내 통신망으로 전력선을 채용, 전력선 통신망을 기간 통신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홈비타'라는 자체 홈 네트워크 브랜드를 만들고 추가 배선이 필요없는 전력선 통신망과 많은 양의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이더넷 방식을 기본으로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에 자체 기술을 이용한 홈 네트워킹 시스템을 적용,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 받은 삼성전자는 6월부터 미 최대 케이블사 컴캐스트사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홈 AV센터 상용화 서비스도 실시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디지털 홈 관련 기술은 일부 가전 제품을 원격조정하는 수준이지만, 각 업체가 표준화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조만간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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