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印尼 아체 "제2 동티모르"사태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印尼 아체 "제2 동티모르"사태 우려

입력
2003.05.21 00:00
0 0

인도네시아 아체 주는 기나긴 투쟁 끝에 독립을 쟁취한 '제2의 동티모르'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피의 보복만을 당하는 운명에 놓일 것인가. 지난 26년간 1만명에 이르는 아체 반군의 목숨을 빼앗아간 인도네시아의 아체 독립운동 진압작전이 19일 재개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우려 속에 아체의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2만명의 군대를 아체에 주둔시켜 온 인도네시아는 이날 계엄령 발령을 기해 공수부대원 1,000여명과 군함 15척을 추가 투입, 전투기와 로켓포를 앞세워 반군 거점들을 공격했다. 이날 정부군 1명이 사망하고 반군과 아체 주민 다수가 사상했다. 주민들은 양민 1명이 정부군에 끌려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죄없는 양민이 고문·학살 당하는 잔인한 작전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왜 진압작전이 재개됐나.

이번 작전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반군 '자유아체운동(GAM)'간의 극적인 합의로 반군진압이 중단된 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양측은 스위스 앙리 뒤낭 센터의 중재로 아체주가 2004년까지 지역 자원의 70%를 확보하고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의 평화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는 양측 입장을 봉합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핵심인 무장해제 문제에 이르러 이 봉합선은 터져버렸다. 평화안 서명 후에도 자치가 아닌 독립을 외쳐온 GAM은 무기반납 의무를 져버렸고, 정부군도 철수하지 않았다.

절충을 모색하다 차이점만을 확인함에 따라 이번 진압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혹독하게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엔드리아르토노 수타르토 정부군 사령관은 "6개월 이내에 3,000∼5,000명에 이르는 GAM세력을 소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체는 동티모르와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노른자위 아체가 1949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할 당시부터 인도네시아에 편입됐기 때문에 1975년 자국군이 점령했던 동티모르와 같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체 주민들은 9세기 이슬람왕국 펄락을 세운 뒤 독립국의 지위를 누렸던 과거 역사를 들추며 더 이상 인도네시아 부패 관리와 석유 메이저들이 아체 자원을 착취하는 상황을 지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76년 술탄의 후예 하산 디 티로가 150명을 모아 GAM을 구성, 그 세력을 키워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공세의 고삐를 잡은 정부군은 현 상황이 그리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 테러 전쟁이 진행되는 세계적 상황이 국내 테러 근절을 명분으로 하는 이번 작전에 대한 비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티모르를 잃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인도네시아 국민들도 이번 작전이 파푸아주 등의 연쇄 분리독립을 막는 예방조치라는 점을 들어 거세게 반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정부군의 인권유린 사례가 빈발하고 밀림 게릴라전에 대한 효율성 문제가 제기될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는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