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닫힌 지갑도 이마트에서는 열린다?"신세계가 할인점 '이마트 효과'에 힘입어 올 1분기 극심한 소비위축과 할인점 가격할인 경쟁이라는 이중 장벽을 뛰어넘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들어 소비심리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금리인하와 추경편성 등 내수 부양책이 구체화하면서 한때 주당 25만원을 넘보던 소비 대장주와 가치주의 위상을 재탈환할 채비를 하고 있다.소비둔화속 독야청청
올 1분기 신세계의 경영성적표가 공개되자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팽배했던 수익 악화 우려는 근거 없었다"며 놀라고 있다.
신세계의 1분기 매출은 1조3,9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3%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2%와 19.3% 늘어났다.
LG투자증권 박 진 연구원은 "소비 위축과 경쟁격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매출 등 외형증가는 할인점 이마트가 1분기 신규점포 효과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의 높은 성장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활필수품 중심의 할인점은 경제환경 변화에도 매출 변동성이 적다는 점이 다시 입증된 셈. 이 때문에 주가도 올 3∼4월 13만원 대에서 바닥을 다진 후 최근 16만원대로 올라섰다.
애널리스트들은 소비 둔화에도 아랑곳 않는 외형신장뿐만 아니라 매출 증가폭을 앞서가는 수익증가율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총매출액 대비 총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21.8%에서 올해 22.6%로 높아졌다. 물건을 팔면 팔수록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인 셈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지난해 4.2% 수준이던 마진이 올해는 4.7%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증가보다 빠른 순익 증가세를 실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열한 할인점 생존경쟁
2분기 이후 신세계 실적은 소비심리 추이와 할인점 경쟁에 달려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미영 연구원은 "5월 한 달 매출 증가는 휴일 효과일 뿐 소비 회복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소비심리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할인점의 경쟁심화로 인해 이익률이 하락할 우려는 있지만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납품 리베이트 수익 증가로 이익률이 유지 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선 올들어 이마트 1개 점포를 새로 개점한 데 이어 4분기까지 7∼8개점을 신규 개설할 예정이어서 외형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증권 나홍석 연구원은 "판매장려금 인상과 PB(자체 브랜드)상품의 매출 비중 확대, 중국을 통한 해외상품 조달 강화, 마진율이 큰 상품중심의 매장 재배치, 물류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연내 상장되는데다 생명보험사 상장문제가 내달부터 본격 검토되면서 삼성생명 주식 271만주(13.60%)를 보유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카드 증자 참여 걸림돌
하지만 삼성카드 지분 2.6%(120만주)를 가진 신세계가 최근 50억원을 들여 카드 증자에 참여한 것에 대해 "처분을 기대하던 주식을 추가 취득한 것은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은 "대주주가 삼성카드 특수관계인인데다 삼성카드 주당 평가액이 11만원으로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실권) 경우 신주 발행가액과의 차액만큼 증여로 간주돼 60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기 때문에 참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점포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가 12%에 그치는 등 매출 둔화 조짐이 뚜렷하고 회사측의 신규 점포 증설 계획 축소 등 부정적 요소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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