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기강 해이가 부른 "먹통전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기강 해이가 부른 "먹통전화"

입력
2003.05.20 00:00
0 0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 중 청와대 당직과 전화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는 사실은 예사 일이 아니다. 비록 새벽 1시라 하더라도 청와대는 당연히 비상근무체제여야 하고 대통령과는 신경이 닿아 있어야 마땅하다. 대통령과 비서실의 연락체계가 한때나마 끊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은 당시 초미의 국가적 관심사였던 화물연대 파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심야인데도 전화를 했다. 이보다 더 위중한 사안이었다면 더 큰 낭패를 볼 뻔하지 않았겠는가.청와대는 당직실 근무 행정관 2명이 졸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근무기강이 바로 섰더라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치면 아찔해진다. 청와대가 잇단 업무미숙을 지적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또 다른 차원의 얘기가 된다.

대통령은 교환원이 이미 퇴근한 국정상황 실장실로 전화를 잘못 돌려주는 바람에 한차례 더 기다려야 했다. 전화는 경호실의 방미상황실로 연결됐지만 통화는 하나마나 였다. 대통령이 현황을 파악하고자 한 운송거부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교환원이 물류대란 때문에 24시간 근무중이었던 치안상황실로 전화를 돌렸더라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대통령의 전화가 이리저리 돌다가 결국은 필요 없는 곳에 연결된 것은 코미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일반기업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국정의 최고 본산인 청와대에서 일어난 것이다.

청와대가 이번 일이 당직자가 졸았다는 단순 실수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면 정말로 큰일이다. 대통령의 해외방문 시 비상연락체계가 잘 가동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전반적인 근무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