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쉬었으니 이젠 바쁘게 뛰어야지요."둘째 아이 출산과 육아로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탤런트 김미숙(44·사진)이 19일 첫 방송한 SBS 일일드라마 '연인'(월∼금 오후 9시20분)으로 안방극장을 다시 찾았다. 임신 말기의 몸으로 이혼녀의 아픔을 실감나게 연기한 SBS 아침드라마 '외출' 이후 1년 2개월 만의 복귀이다.
또 12일부터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 김미숙입니다'(매일 오후 6시)의 진행을 맡아 2년여만에 DJ 활동도 재개했다. "잠깐 쉬었을 뿐인데 떨리고 설렌다"고 말하는 그는 얼굴 가득 생기가 넘쳤다. 그만큼 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각오가 각별해 보였다.
그가 '연인'에서 역을 맡은 서미연은 살림밖에 모르고 살다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험한 세상과 맞닥뜨리게 된 40대 여자. 소송 문제로 만난 변호사(이정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외아들 지섭이 사귀는 수지의 아버지였다.
젊은이들의 각양각색 사랑에 대비해 중년의 사랑과 일탈을 보여줄 비중 있는 배역이긴 하지만, 늘 주연만 맡다가 조연으로 밀려난 기분이 어떨까.
"화려했던 옛 시절만 생각했다면 고민 좀 했겠지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죠. 제 나이에 딱 맞는 역이에요. 더구나 누구 엄마로 끝나지 않고 사랑도 한다기에 흔쾌히 결정했죠."
그는 "이미 9년 전 MBC '사랑할 때까지'에서 심은하의 엄마로 나온 적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때의 경험 덕에 나이 든 엄마 역이 그리 낯설지 않다"면서 "극중 아들인 여현수의 친엄마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더라"고 귀띔했다. "호흡 잘 맞는 연기자와 스태프들을 만나는 것도 큰 복인데, '연인'이 꼭 그런 작품"이라며 팀워크 자랑도 잊지 않았다.
김미숙이 새 진행자로 나선 '세상의 모든…'은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두 아이의 엄마인데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면서 1년 365일 하루도 빠질 수 없는 라디오 진행을 맡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그는 "라디오는 일이라기보다는 쉼터 같은 생각이 든다. 청취자들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좋은 음악을 듣다 보면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라고 답했다. "1988년부터 무려 13년 가까이 공백 없이 라디오 진행을 맡았는데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동안 아침 프로를 주로 진행해 와 저녁 방송이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피로에 지쳐 있을 퇴근길의 청취자들이 이 프로를 들으면서 속상하고 힘들었던 일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도록 생기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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