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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니의 대중문화 보기]매달 마지막金 "클럽데이" 홍대앞은 젊음의 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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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니의 대중문화 보기]매달 마지막金 "클럽데이" 홍대앞은 젊음의 해방구

입력
200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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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모양 헤어 핀, 지네 모양 팔찌, 그리고 혓바닥 모양의 브로치. 마음 먹어도 구하기 힘든 액세서리이다. 그러나 이런 액세서리를 한 차림새로 나타난다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야, 아는 척 하지 말고 떨어져라. 따로 걷자"란 말을 듣게 될 것이다.하지만 홍대 앞의 클럽들이 밀집한 밤거리를 걷다 보면 정서가 불안해지는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만일 그 날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클럽 데이'라면 군복바지 위에 새빨간 속옷을 덧입었거나 치렁치렁한 레이스와 리본을 바지 끝에 매단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에 불만이 많은 이들이거나 잠시 귀국한 유학생들이 아니다. 낮에 학교나 회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들은 저녁마다 해가 졌다는 이유로 서슴없이 클럽 마니아가 되길 자청한다.

특히 티켓 한 장으로 10곳의 클럽을 돌아다닐 수 있는 클럽 데이에는 밤 12시부터 해가 뜰 때까지 클러버(Clubber)라고 할 수 있는 마니아들로 클럽마다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리고 누가 돈을 주는 게 아니어도 그들은 힐리스(바퀴달린 신발)를 신고 우주복을 입거나 등에 여자 마네킹을 단 채 클럽에 정기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웃으며 인사하는 사람들이다. 클럽의 어떤 분위기가 이들을 불러들이는 걸까.

우선 클럽 안에서 테크노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바닥을 핥든, 천장에 매달려 있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남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했던 사람들이라면 클럽에서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은 더욱 클 것이다.

또 클럽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친구와 함께 온 사람보다는 혼자서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란 점도 놀랍다. 클럽 안에서 함께 허리띠를 엮어 줄넘기를 하는 퍼포먼스를 하거나 디제이를 향해 열렬히 환호하며 함께 떠드는 사람들에게 "친구 사이?"라고 물어 본다면 그들 대부분은 "오늘 처음 봤는데요"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클럽 안에는 하룻밤의 흑심(?)을 채울 만한 부킹은 없지만 아무리 터질 듯한 허벅지라도 확실하게 조여 주는 형광색 스타킹이나 망사 스타킹은 있다. 차려 입을 필요 없이 내키는 대로 옷을 입고 싶거나 회사원이지만 스쿨 걸 패션에 머리를 양쪽으로 묶고 싶다면 홍대 앞 클럽으로 가면 된다. 게다가 클럽 데이인 매달 마지막 금요일이라면 순식간에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과 클럽의 자유분방함이 주는 매력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

/최수완·인터넷 소설가 swany.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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