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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시위" 경찰 안이한 대응 드러나 / 盧, 다른車타고 행사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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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시위" 경찰 안이한 대응 드러나 / 盧, 다른車타고 행사장 나와

입력
200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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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소속 학생들의 5·18기념식장 기습시위는 경찰의 안이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학생들이 기념식장 무단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무시하는 자세로 일관했다.전남경찰청이 시위 정보를 입수, 현장 지휘부 등에 최초 통보한 시각은 18일 오전8시15분. 경찰은 오전9시에 이를 재차 통보했으며, 10시15분 한총련 순례단의 5·18묘지 후문 진입 방침이 결정되자 긴급히 이를 현장에 알렸다.

그러나 현장 지휘부는 "설마 그러겠느냐"며 팔짱만 끼고 있었다. 경찰은 오전8시40분께 학생 1,000여명이 구 묘역에 집결했는데도 기동대 2개 중대 250여명만 배치했다.

현장 지휘부는 오전10시30분께 학생들이 후문 진입을 시도하자 기동대원 350여명을 추가 배치했지만 몸싸움에서 밀렸고, 정문으로 가는 길을 방치해 학생들은 별 제지 없이 정문을 점거했다.

이때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정문 통과가 어렵자 후문으로 돌았고 노 대통령 일행은 100여m를 걸어서 들어갔다.

노 대통령은 행사 후에도 정문이 봉쇄되자 행사장 내에 미리 들어와 있던 또 다른 대통령 전용차를 타고 경호차량과 함께 후문으로 가려 했지만 3∼4m 높이의 계단 때문에 통행이 어려웠다. 사정이 이렇자 노 대통령은 다시 차에서 내렸고 후문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경호차량을 타고 다음 행사장인 전남대로 향했다.

경찰은 첩보를 최종 통보 받은 직후에라도 진입로만 차단했다면 정문 점거는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전남경찰청은 노 대통령의 강연회장에서 과격 시위가 있을 것으로 잘못 알고 경험이 풍부한 광주 북부서 경찰력을 전남대 주변에 집중 배치하는 우를 범했다.

시민들의 접근을 무조건 막지는 않겠다는 설익은 경호방침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호를 이유로 시민 접근을 막는 과거방식을 피하고 새로운 경호방식을 도입하는 중이었다"며 온건하게 대응한 배경을 설명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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