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11시30분 서울의 어느 지하철역에서 겪은 일이다. 개찰구 앞에서 성인 남자 4명이 멱살을 잡고 싸우고 있었다.곧 싸움을 그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은 역사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고성을 지르며 시비를 벌였다. 지하철 이용객들은 이들의 기세에 눌려 싸움을 말리지 못했다. 마침 내 일행이 7명이어서 이들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쉬운 것은 현장에 있던 역무원의 태도였다. 싸움이 벌어졌는데도 한 역무원은 지하철 승객과 이야기만 나누었고 또 다른 역무원은 우두커니 구경만 했다. 역무원에게 "싸움을 말려야 하지 않느냐"고 하자 이 역무원은 손을 내저으면서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역무원이라면 적어도 역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다행히 내 일행이 나서서 싸움을 말려 진정됐지만, 만약 이들 중 누가 화를 이기지 못해 역사에 사람을 해치거나 불을 질렀다면 어떻게 됐을지 섬뜩해진다. 그때도 이 역무원들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 역무원들을 보면서 대구지하철 참사를 연상케 되는 것은 비약일까. 역무원들의 책임 의식을 촉구한다.
/hckb·독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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