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부실의 파고를 넘기 위해 너나없이 수수료 인상 등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미 현금서비스 수수료 가이드라인(20%)을 폐기한 상태라 카드 관련 수수료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요 카드사별 수수료 체계와 이용조건 등을 꼼꼼히 비교해가며 합리적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취급수수료'를 유의하라
일부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와는 별도로 '취급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LG, 외환, 국민카드 등 3개사는 이달부터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건당 이용금액의 0.4∼0.6%를 취급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기존 수수료율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건당 수수료를 별도로 내는 형태. 하지만 고객이 일단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설령 하루만 이용하고 갚아도 이 수수료는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이해득실을 잘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현금서비스 신용공여기간(사용일부터 결제일까지의 기간)은 평균 40일 안팎인데,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취급수수료(0.5∼0.6%)는 연 4.5∼5.4% 수준으로, 업계 평균 수수료율 인상 폭(연 4%포인트)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금서비스 100만원을 받아 하루 만에 갚았다면, 종전에는 이자 부담이 거의 없지만, 새 방식은 무조건 4,000∼6,000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 사용기간을 줄여라
현금서비스 고객들이 흔히 간과하는 것이 서비스 이용기간. 고객들은 으레 카드사가 정해 놓은 '결제일'까지만 돈을 갚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결제일에 상관없이 매일 매일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예컨대 결제일이 23일인 회원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한달 동안 이용한 현금서비스를 그 다음달 23일에 결제하면 된다. 이에 따라 1일에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일까지는 53일을, 말일에 이용하면 23일 동안 대출을 받는 셈. 다시 말해 이 달 말일과 다음달 1일에 각각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이용일자는 단지 하루차이 뿐이지만 결제일자는 한달이나 차이가 생기며 그만큼 부담해야 할 수수료도 크게 늘어난다.
선(先)결제를 이용하라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은행권 대출금리의 두 배가 넘는 고리(高利)가 큰 부담이다. 때문에 여유자금이 생기면 가급적 우선적으로 갚는 것이 비용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카드회사들이 운용중인 '선결제'(중도상환)를 활용할 만하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선결제를 할 경우 지정 결제일까지 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선결제 시점까지의 수수료만 결제하게 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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