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7·삼성·사진)의 홈런포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주 무려 6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마해영(삼성) 심정수(현대·이상 12개)를 3개차로 따돌리고 단숨에 홈런더비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이승엽은 19일 현재 2.8경기당 1개꼴로 홈런포를 가동하는 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이승엽의 예상홈런수는 60개. 몰아치기에 능한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왕정치(현 다이에 호크스감독)의 아시아 최고 기록(55개·1964년)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시즌 최다홈런(54개)기록을 세웠던 99시즌에 버금가는 괴력의 장타쇼를 벌이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양산비결을 들여다 보았다.부챗살 타법…좌우측 담장을 가리지 않는다
이승엽이 때린 15개의 홈런중 좌월이 6개, 우월이 7개, 중월이 2개다. 좌·우월홈런수가 엇비슷하다는 것은 이승엽이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고 한다는 얘기. 바깥쪽으로 던지면 밀어치고 몸쪽으로 공략하면 끌어당기는 특유의 부챗살타법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박노준 SBS해설위원은 "홈런 40개이상을 치려면 당겨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부챗살 타법에 눈을 뜬 이승엽이 올 시즌에 50개이상의 홈런을 터뜨릴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1999년과 비교해도 이승엽의 밀어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당시 54개의 홈런(좌측 13개 우측 24개 중월 17개)가운데 당겨서 넘기는 홈런이 월등했다. 밀어친 홈런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때문에 투수들은 시즌막판에 바깥쪽을 집중공략, 이승엽이 애를 먹었다. 이와 함께 임팩트 순간에만 파워를 집중하는 기량이 향상된 것도 홈런을 양산하는 비결중 하나다.
파워 배팅…비거리 향상
15개 홈런 중에서 비거리 130m이상 초대형 홈런이 벌써 3개에 달한다. 또 120m짜리가 2개 125m짜리가 3개로 비거리 120m 이상이 절반을 웃도는 8개나 된다. 지난해 47개 홈런중에서 비거리 130m이상이 6개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또 평균 비거리도 119.6m로 지난 시즌(116.6m)보다 늘어났다. 동계 훈련중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하면서 근력을 강화해 파워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대구구장의 보이지 않는 힘
좌우측 펜스가 타 구장에 비해 1,2m정도 짧은 대구구장에서 총 경기수의 절반을 벌이는 것도 홈런양산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올 시즌 대구구장에서 터뜨린 홈런이 벌써 13개.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는 대구구장의 특성도 왼손타자 이승엽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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