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월드컵 휘장 사업권 로비 의혹과 관련, 18일 구속한 G&B월드 대표 심인흥(49)씨로부터 정·관계 고위 인사가 거명된 '로비 리스트'를 입수하고, 전 특보가 구속된 이인제 의원을 수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사건의 수사 대상과 범위에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19일 '로비 리스트'에 대해 "뇌물 장부가 아니라 심씨와 친분 있는 인사에 대한 명단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수사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장기전'을 예고했다.그러나 이 같은 검찰의 '진화' 시도에도 불구, 심씨의 '로비 리스트'가 몰고 올 파장은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검찰 주변에서는 전 정권의 핵심 실세가 심씨의 배후를 봐줬으며 이 인사가 심씨를 CPP코리아 대표 김철우(37)씨에게 소개, 지역 총판권을 따내도록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더욱이 심씨가 대표로 있는 G&B월드는 CPP코리아가 사업권을 갖고 있던 2000년부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서울·경기 지역 총판업체로, 이후 사업권이 코오롱TNS로 넘어가는 과정에도 개입하는 등 휘장사업 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로비 폭과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씨는 또 전국에 200여개 월드컵 상품 판매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중기청, 철도청 등에도 금품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리스트에 거명된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혀 주변 수사가 폭 넓게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검찰이 CPP코리아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 의원의 특보였던 송종환(41)씨를 구속함으로써 과연 이 의원 소환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송씨 측은 "담당 검사는 나보다 이 의원의 금품 수수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 검찰 수사의 종착지를 가늠케 하고 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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