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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강연 이모저모/ 친미 발언… 盧 "그래도 소신은 지킨다" 갈릴레이 例들며 현실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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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강연 이모저모/ 친미 발언… 盧 "그래도 소신은 지킨다" 갈릴레이 例들며 현실론 제기

입력
2003.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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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8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중세 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얘기를 인용, 미국에서 친미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신봉했지만 종교재판에서 사형을 피하기 위해 "천동설을 믿는다"고 말한 사람. 노 대통령은 이날 여러 차례 "나의 소신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연설 내내 당황한 듯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노 대통령은 "중학교 때 선생님이 종교적 교리가 천동설인데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사형을 당한 지오다노 브루노라는 사람과 갈릴레이의 삶을 비교해 보라고 했다"며 "두 가지 다 의미 있는 삶이었지만 나는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브루노를 존중하는 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자호란때 주화파와 주전파로 갈린) 최명길과 김상헌도 반복되는 역사 논쟁이고, 단재 신채호는 세수도 구부려서는 안 했지만 한신 장군은 어릴 때 동네 부랑아들에게 고개 숙이고 가랑이 밑을 기었다고 한다"고 다른 사례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대미 굴욕외교' 논란에 대해 "대선 후보 때 대등한 한미관계,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문제를 얘기했었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은 북핵 문제"라며 " 한꺼번에 다 할 방법이 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한미군 얘기만 나오면 나와 국민사이에 합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국민이) 불안감으로 휩쓸려 버리기도 했다"면서 "비판과 불만이 있지만 지금 우호적인 한미 공조관계를 가져가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패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틴 의지를 버리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직전에 나와 정몽준(鄭夢準) 의원 사이에 있었던 팽팽한 갈등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당시 여기저기 발목 잡혀 일을 할 수 없다면 실패한 대통령이 되기 보다는 실패한 후보가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에서 와보니 공무원 골프가 화제고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천편일률로 공직자 윤리기강을 만들었다"며 "과거에 성공하지 못한 정책이 되풀이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신정부 증후군'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의 정치인 및 전 정부 고위인사 사정 등을 거론하며 "김영삼 정부 때는 박철언씨를 구속하면서 5년 임기 내내 대구·경북이 등을 돌렸고, 김대중 정부는 영남 사람들이 마음을 안 열었다"며 "각 정부의 초기에 나타났던 이런 지역감정 현상이 또 나타나고 있어 당혹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주=배성규기자vega@hk.co.kr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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