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털사이트에선 네티즌들의 질문에 다른 네티즌이 직접 답해주는 '지식 검색 서비스'가 큰 인기다. 이러한 지식 검색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질문과 답변을 많이 올릴수록 등급이 올라간다. 네이버의 지식인은 마치 게임사이트처럼 '평민'에서 시작해 '고수'를 거쳐 '지존'에 등극한다. 엠파스 지식거래소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석사, 박사가 되는 과정을 온라인상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최고의 경지는 '지식의 달인'이다.진짜 학위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네티즌들에게 그 이상의 존경을 받는 이들 온라인 박사들은, 실제 직업이 관심 분야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지식거래소의 1대 지식의 달인인 염호철(ID : hcyeom09419)씨가 그 대표적인 예. 한겨레 디비딕 때도 이미 최고의 칭호인 '도사고래'였던 회원이다. 정보기술(IT)관련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 컴퓨터와 관련된 질문을 중심으로 답변한다. '바이러스 걸린 파일을 못찾겠어요.' '익스플로러 5.0에서 상태표시줄을 항상 나타내게 하려면', '한글 97에서 저장할 때' 등의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해 주고 있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손중천(sonjch)씨는 전공을 살려 '골다공증 예방법', '요추부 퇴행성 척추증' 등 질병과 의학에 대한 질문에 꾸준히 답변을 올리고 있다. 아직 초등학생 등급이지만 눈부신 활약으로 곧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인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고수'들이 '평민'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제4대 명예 지식인으로 선정된 한 고등학교 3학년생(kormanse)은 기차, 지하철 등 철도 교통과 관련된 질문에 전문적 답변을 해 주고 있다. '탔을 때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차 구간은'(답 : 경남 부전역발 서울 청량리역행 통일호), '지하철 문이 반대쪽에서 열린 적이 있나'(답 : 분당선에서 있었다) 같은 어려운 질문에도 척척 답변을 단다.
지식의 달인들은 하나같이 인터넷 검색의 달인들이기도 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는 경우도 많지만 상당수의 답변은 검색을 통해 알아낸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답변을 많이 해 준다고 해서 상금이나 물질적 보상이 주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들은 밤을 새면서까지 답변을 달기 위해 인터넷을 누비고 다닌다. "일단 누군가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데 빠지기 시작하면 중독 증세까지 보이면서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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