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는 조선시대 4대문 중 유일하게 보안문제를 이유로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삼청동 북대문(숙정문·肅靖門·사진)의 개방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18일 밝혔다.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주변 주민들의 간담회가 있었는데 그때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개방한 것을 예로 들면서 숙정문 개방에 대한 주민 여론이 높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뒤쪽 산줄기에 있는 북대문을 개방할 경우 보안상 문제가 없는지 여부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종로구는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 문화재위원, 시민단체인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회원 등 50여명이 21일 숙정문 일대를 답사하기로 했다. 문화연대 관계자는 "서울성곽 중 숙정문이 있는 창의문―삼청동 구간은 보존 상태가 양호해 낙산에서 인왕산까지 성곽을 연결하는 산책로 조성을 검토하면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태조 5년인 1396년 건립된 북대문은 1968년 김신조 등 무장간첩이 청와대 부근까지 침투한 1·21사태 이후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으나 그 이전엔 주민들이 산책과 등산을 할 수 있었다. 76년 북악산 일대 성곽을 복원하면서 문루를 추가로 짓고 숙정문이란 현판을 걸었다. 숙정문은 현재 사적 제10호로 지정돼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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