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18일 내놓은 올 1분기 경영성적표는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의 눈은 2분기 이후 전망에 쏠려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철강·통신서비스·인터넷·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실적 호조를 기대하면서도, 항공운송·석유화학·반도체·금융업종 등은 1분기에 이어 영업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연구원은 "향후 투자전략은 수출과 내수의 경기 및 주가 위치를 감안해야 한다"며 "지수의 상단은 통신 및 기술주가, 하단은 업황의 주요 문제를 안고 있는 금융주가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철강·통신·인터넷 웃고
삼성·LG·대우·동원·교보증권의 2분기 실적전망에 따르면 철강업종은 철강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6% 증가할 전망이다. 교보증권 조봉현 연구원은 "철강 가격이 2분기 들어 25%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건설투자 증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실적 호전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기동 가격의 상승으로 이윤이 개선되고 있는 풍산·포스코 등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통신서비스도 1분기에 이어 10%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고연정 연구원은 "이동통신서비스의 경우 전월대비 순증가입자 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무선인터넷 수익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선통신의 경우 두루넷, 온세통신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선발업체에 가입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인터넷업종의 수익성은 주가로 확실히 인정 받았고 2분기에도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전망이다. 동원증권 구창근 연구원은 "온라인게임·전자상거래 분야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며 "2분기에도 주가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레저 등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주5일 근무제 확산과 계절적 특수로 2분기 들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업종이다.
키움닷컴증권 남혜진 연구원은 "영화산업의 경우 1분기에 서울 관객기준 980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세를 보였고 여름방학을 앞두고 영화산업의 전반적인 호조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유통·항공 울고
항공운송업은 1분기 실적 악화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양시형 연구원은 "사스 확산과 유가 상승이 항공업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마저 오를 경우 외화부채가 많은 일부 항공사는 영업외수지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업종도 미해결로 남아있는 카드채 문제와 늘어나는 신용카드 연체율 때문에 2분기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수익전망의 변수는 카드와 가계 부문의 연체율 상승 때문에 발생하는 대손충당금"이라며 "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은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어 2분기에도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종도 부진한 1분기 실적 때문에 2분기에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분기 소매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의 4.9%에서 2.4%로 낮아졌고 할인점 성장률 또한 전분기의 18.7%에서 올 1분기에 13.1%로 줄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계부실 우려와 실물경기 둔화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2분기에도 소비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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