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야지, 끊어야지. 그러면서 손이 가는 담배. 금연할 생각은 있으나 실행하기는 어렵다. 무작정 끊어보지만 쉽게 허물어진다. 그렇다면 병원의 금연클리닉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자력으로 금연을 시도한 경우 1년 이상 유지하는 성공률은 3∼5%에 불과하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엄연한 중독성 질환이기 때문. 금연클리닉에선 흡연습관을 정확히 파악하고 약물을 처방함으로써 금연 성공률을 30∼40%까지 올린다. 약물까지 필요없는 정도라면 금연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유용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병원 금연클리닉은 2∼3개월동안 1∼2주마다 내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금연준비, 금연, 유지과정을 거친다. 통상 금연의 고비인 3개월을 잘 넘기도록 짜여져 있으며 이후 1년 이상 유지하도록 관리를 한다. 인제대 백병원 금연클리닉 서홍관 교수는 "담배 끊는데 무슨 병원까지 오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95%에 해당하는 사람은 병원 도움이 필요한 셈"이라고 말한다.
금연클리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물론 흡연 습관을 교정하는 행동요법이다. 금연 준비는 어떻게 하며, 금단증상이 느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유혹을 느끼거나 1대 피워버렸을 땐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가 하는 요령을 알 수 있다. 처음 의사와 만나 "왜 금연하려고 하는가"하는 동기를 상담하는 것부터 행동요법은 시작된다.
또 병원에선 약물요법이 가능하다. 원래 항우울제로 개발된 부프로피온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금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최근 금연목적으로 처방이 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금연클리닉 천은미 교수는 "부프로피온은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등 금연보조제보다 효과가 좋고, 담배를 끊음으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체중증가도 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약물처방은 보통 2개월간 이뤄지며 금연보조제와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또한 병원 클리닉을 이용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를 눈으로 확인하는 등 금연에 따르는 신체적 변화를 진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금연하고 싶다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운영하는 사이트인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의 '도전! 담배탈출'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 30단계의 도전프로그램과 8주의 유지프로그램이 따라하기만 하면 될 정도로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금연 시작일로 회식이 있는 날은 피하라'거나 받을 상을 정하도록 하는 등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요령을 알려준다. '스스로 진단'코너에서는 자신의 흡연유형, 니코틴 의존도 등 각종 진단이 가능하다. 참가자끼리 경험담을 나누고 전문가상담을 받으면서 외롭지 않은 담배와의 전쟁을 벌일 수 있다.
금연나라(www.nosmokingnara.org) 역시 비슷한 금연요령을 알려주며 유료 금연교실을 통해 메일로 금연자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이트(www.kash.or.kr)에선 담배의 해악, 담배와 질병, 담배소송, 각종 통계등 풍부한 담배관련 정보를 일람할 수 있고 김일순 회장과 서홍관 교수가 상담을 해준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가 운영하는 금연친구(xsmoke.net)의 금연상담실을 이용하면 개인에 따라 적합한 금연처방전을 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