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사냥꾼의 유머는 많이 알려진 얘기지만 주식투자와 관련해 재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준다.한 여자 사냥꾼이 곰 사냥에 나섰다. 사냥꾼은 수콤을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날쌘 곰이 피하는 바람에 곰에게 잡히고 말았다. 곰에게 험한 꼴을 당하고 간신히 살아 남은 사냥꾼은 이를 악물고 더 좋은 총을 사고 사격연습도 열심히 해 곰을 잡으러 갔다. 그런데 또 실패해 곰에게 잡히고 말았다. 세 번째도 역시 곰을 잡으러 다시 갔지만 실패하자 곰이 윙크를 하며 사냥꾼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 너 솔직히 말해. 사냥하러 온 거 아니지?"
모든 투자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증권시장에 들어온다지만 정말 돈 벌러 온 건지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주식투자가 주는 심리적인 쾌감이 투자 방식까지 결정해 버리는 투자자들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수익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사실은 투자가 재미있으니까 주식을 사고파는 식이다. 공통적으로 이런 투자자들은 투기꾼으로서의 스릴을 즐기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처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심리적 탈출구로 주식투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꿈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사람들이 정보를 탓하고 국가 시책을 원망하고 애널리스트를 욕하고 브로커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가끔 투자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의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심리치료사 입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올 때가 있지만 끝내 그 말을 못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무척 기분 나쁜 얘기일 수 있어서다.
우리 증시가 이미 규모나 국민적 관심 측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증시를 움직이는 다양한 무형적 요소와 인프라에 대한 연구에서는 아직 불충분한 측면이 너무 많다. 그 중 하나가 투자 심리학 분야다.
요즘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스포츠 심리학이라는 것이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매년 수 백 조원이 오가는 시장으로 커버린 증권 시장에서는 아직 이 분야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초등학교 때 딱지치기하던 경험으로 주식 시장에서 큰 돈을 굴리고 있는 투자자는 없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투자자들이 전문가에게 듣고 싶어하는 것의 절반 이상은 사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보고 심리흐름을 들여다보면 해법이 쉽게 나오는 문제들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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