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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요인 망명설 진상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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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요인 망명설 진상은 뭔가

입력
2003.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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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서기실의 길재경 부부장이 미국에 망명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길 부부장은 서기실의 비자금을 총괄하는 김 총비서의 최측근이라고 한다. 북한의 서기실은 청와대 비서실에 해당하는 북한 권력의 핵심관리 기관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길 부부장 외에도 최근 들어 북한의 각 분야 요인들의 망명설이 심심찮게 나오는 현상은 북한 내부사정의 이상 여부와 무관하지 않다.길 부부장은 특히 외교부 재직시 달러 위조나 마약 밀매 공작 등과 관련해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각각 추방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의 망명 동기는 얼마 전 호주에서 나포된 북한 선박의 마약선적 사건에 대한 처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런 추정들이 사실이라면 최근 콘돌리사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마약밀수에 대한 강력대처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주의깊게 살펴보게 된다.

북한 고위인사 망명설을 지나치게 과장, 확대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핵 과학자 경원하 박사의 망명설이 북미 핵 협상 개시 직전에 터져 나온 것도 한 예다. 항상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 의도나 음모의 동기가 개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길 부부장 망명설 역시 대북 압박 환경이 고조되는 언저리에서 돌출하고 있음을 유의하게 된다. 그의 망명설과 더불어 사망설이 함께 등장하는 것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이런 내외의 심상찮은 변화들에 대한 정세판단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핵 도박의 무모함은 햇볕정책 승계를 다짐했던 노무현 정부의 입지마저 축소시켜 정책선회를 초래했다. 그 결과가 한미 정상회담이며, 국제사회의 고립임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오늘부터 열리는 남북 경협회담에서는 또 지원과 교류를 논의하겠지만 진정한 도움을 얻으려면 스스로의 비상한 결단만이 최선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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