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11월30일, 멜리사, 트로이 목마, 매크로, 체르노빌…"악명 높은 컴퓨터 바이러스의 이름들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교류가 빨라지면서 인터넷이나 공유문서를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 속도를 저하시키는 비교적 얌전한 바이러스부터 밤새 공들인 데이터를 한 순간에 날려 버리는 것, 그리고 아예 컴퓨터를 못쓰게 만들어 버리는 것까지 그 종류만도 수백 개가 넘는다.

하우리의 최원혁 연구실장(33·사진)은 동국대 정보보호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8년 동안 컴퓨터 백신을 개발해 온 업계의 왕고참이다. 그의 하루는 최신 바이러스의 동향을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될 때마다 해당 바이러스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는데 그 기간이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리기 때문에 늘 긴장의 연속이다. 이 때문에 최원혁 실장이 말하는 백신 개발자의 세가지 필수 조건은 '집중력, 이해력, 끈기'다. "최근에 유행한 한 바이러스는 제조자가 중학생이었다"며 "정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악성 바이러스를 유포하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신 개발자는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컴퓨터 바이러스들이 연말연시나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 활동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휴일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직업의 최고 애로점이라고 말한다.

백신 개발자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이나 자격증은 국내에 아직 없다. 컴퓨터 공학 전공자들이 많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 그리고 수학이나 알고리즘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외국 자료를 참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외국어 실력은 기본이다. 국내 업체의 기술개발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게다가 수출도 계속 늘고 있어 직업적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연봉은 업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졸 신입 기준 평균 연봉은 대략 2,000만원 정도. 하지만 경력이 쌓여감에 따라 연봉 인상이 많고, 다른 IT분야에 비해서도 연봉이 많은 편이다. 경력 2∼3년 차의 평균 연봉은 3,000만원 정도다.

인크루트의 최승은 팀장은 "국내 백신개발자가 아직 30명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백신개발자가 되려면 아직 국내 전문 교육기관이 없기 때문에 컴퓨터공학 등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현장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api_db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