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8일 '대미·대북정책 급선회' 논란에 대해 "국내정치나 국제적으로 지도력을 올바르게 행사하려면 정부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미국과 관계를 잘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당부했다. ★관련기사 A3·4·7면노 대통령은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 전남대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관계를 잘 하려고 미국에 갔는데 미국 듣기 좋은 소리를 해야지 자꾸 기분 나쁜 소리를 하고 다녀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를 시정하는 문제는 필요와 상황에 따라 해나갈 수 있으므로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핵에 대해 얘기하고 한미 동맹관계에 대한 불안과 의문, 그것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과 불신을 빨리 해소해 이후 여러 문제를 풀어갈 토대를 만드는 게 급했다"며 "이전에도 나는 '선(先)핵 후(後)SOFA'라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난 뒤 한미관계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아 미국이 삐뚤어져 주한미군 문제를 들먹거리면 나와 국민 사이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돼 미국보다 우리 국민이 더 두려웠다"며 "한미관계는 매끄럽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이 (북핵과 관련해) 너무 빨리 무력수단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불안이 팽배한 것을 막는 게 나의 1차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무현이 변했다고 하는데 나는 끊임없이 변해왔으며 대통령은 시시각각 선택을 해야 하는 자리여서 내 스스로도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화해와 통합 등의 내 가치를 호락호락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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