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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빠레리! 빠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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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빠레리! 빠레리!

입력
2003.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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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는 외래어인데 본래의 뜻, 또는 모양과 다르게 쓰이는 대표적인 예가 각각 오토바이와 배터리다.오토바이가 모터사이클이라거나, 자동을 뜻하는 'auto'와 자전거의 'bicycle'이 결합된 뒤 멋대로 축약돼 영어에도 없는 단어가 됐다는 건 상식인데 문제는 이걸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도 오토바이는 모터사이클이 아닌 오토바이로 쌩쌩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반면에 배터리는 비록 '빳데리''빠떼리''밧테리'로 쓰이고 있을 망정 '배터리'라는 제 발음에 가까운 것으로 고치기가 쉽다. 축전지, 건전지 같은 우리말로 바꾸면 딱 좋고.

미국에 이민간 사람을 따라간 아들딸, 곧 이민 1.5세는 영어 't' 발음에서 1세들과 완전히 달라 컴퓨터는 '컴퓨러', 'dirty(더러운)'는 '더리'가 된다.

어느 영화 촬영현장에 바로 이 1.5세 조명부원이 있었다. 그는 축전지를 찾다가 급해지자 어둠 속을 향해 "빠레리! 빠레리!"를 외쳤다. 그곳에 있던 1세와 어린 2세 모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더라는 이야기. 오호라, 너 낀 세대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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