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도 반입 금지 품목에 포함시켜야 하나?예술의전당 등 주요 공연장들이 카메라 기능이 더해진 신형 휴대폰 때문에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공연 중간에 카메라폰을 열고 공연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관객들 때문이다.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미모의 일본 여류 기타리스트 무라지 가오리의 공연 중 연신 휴대폰 불빛이 보이고 진행요원이 이를 제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던 한 관객은 "요즘은 사인 대신에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게 유행"이라며 "카메라폰은 플래쉬가 터지지 않기 때문에 공연에 방해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빈 필 내한공연이나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는 더욱 심했다. 야외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이어서 진행요원들도 "자제를 요청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등이 소형화, 공연을 몰래 촬영하는 관객이 많이 늘었는데 요즘은 카메라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카메라폰의 경우 플래시는 터지지 않지만 액정 불빛 때문에 다른 관객의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2∼3월에 열린 뮤지컬 '캣츠' 공연 때는 투어팀에서 "공연 중에 사진을 찍는 관객이 너무 많다"며 예술의전당측에 공연 중단 엄포를 놓으며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공연 진행 문제만이 아니라 외국 아티스트들은 초상권 문제 등에 대단히 민감해 자주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내 관객이 아직까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학교에서 공연 관람 숙제를 내고 증거물로 사진을 찍어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음악 애호가는 "카메라폰 때문에 미술관, 목욕탕까지 몸살을 앓고 있는데 휴대폰 예절에 '함부로 사진촬영 금지'라도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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