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오전(한국시각)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는 대한항공 특별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려운 문제가 많아 걱정이 많았지만 짐작하고, 기대했던 대로는 다 성취됐다고 본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자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군사현대화를 무척 강조했는데.
"한국의 국방이 미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개선돼야 할 문제다. 미국의 주장은 전쟁전략 개념의 변화로 군인 숫자나 무기체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 견해를 같이한 것이지 약속한 것은 없다."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없다. 원칙적으로 북핵 문제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돼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번 방미 중에도 북한은 비핵합의에 대해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효율적인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에 대한 인상은.
"부시 대통령은 자신만만한 것 같다. 복잡하게 얘기하기보다는 미래의 희망적인 얘기를 하자고 하더라. 꼼꼼하게 따지는 것 좋아하지 않더라. 큰 부분을 짚는 식이었다. 선이 굵고 대범한 스타일이다. 럼스펠드 장관은 매우 논리적이고 깐깐했다."
―대통령이 변했다는 평가를 놓고 찬반논란이 있는데.
"개의치 않는다. 놀러간 게 아니라 볼 일 있어서 간 것이다. 한반도 불안을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 합의를 얻기 위해 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의견에 따라 내가 미국에 듣기 싫은 소리나 하고 나쁜 소리나 하면 되겠는가. 나쁜 것만 말하면 또 다른 비판이 있었을 것이다. 한미 양국은 좋은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 과거에도 좋은 관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정상회담 성과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가 확인돼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우리 외평채 가산금리가 발행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방미에서 제가 처음이라서 실수하거나 엉뚱하게 해 국익에 손상 가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지적됐지만 결국 결과는 잘됐다. 그런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샌프란시스코=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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