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중 가장 드물고 생존율이 낮은 폐 이식수술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관민 교수팀은 15일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해오던 주부 김모(42)씨에게 4월 3일 뇌사자의 폐를 이식, 35일만에 퇴원해 42일째 합병증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국내 폐 이식 수술은 1996년 이후 10여차례에 불과하며 수술을 한 병원도 영동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인천길병원뿐이었다. 반면 폐, 또는 폐와 심장을 동시에 이식할 필요가 있는 환자는 많아 삼성서울병원만도 50명이 대기중이다.
폐 이식이 드문 것은 뇌사자로부터 폐를 공여받을 수 있는 의학적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 뇌사 순간 폐가 손상될 수 있고 심장이나 콩팥 등 다른 장기를 보존하기 위해 수액제제를 투여할 경우 폐에 물이 차 염증이 생기기 십상이다.
김씨는 희귀질환인 폐 평활근 이상증식으로 호흡곤란이 생겨 집에서도 늘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있어야 했다. 김 교수는 "환자 김씨의 수술 전 폐활량이 0.45㏄에서 이식 후 1㏄로 향상돼 동일 연령대의 절반정도 수준으로 일상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폐는 특성상 호흡을 통해 외부의 공기가 드나들면서 감염의 위험이 다른 장기보다 더욱 높아 장기생존율도 낮은 편이다. 김 교수는 "장기이식 후에는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기 때문에 감염에 대한 위험은 높아져 만성 염증에 대한 추적 관리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폐 이식 환자의 1년 생존율이 80%, 2년 생존율이 70∼75%, 5년 생존율이 최고 50%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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