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의 자존심 유벤투스(이탈리아)가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격침시켰다. 라울, 호나우두의 부상 투혼과 지단의 만회골도 '세계 최강' 마드리드의 침몰을 막지 못했다. 호나우두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피구는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 쓴 반면 유벤투스 골잡이 델 피에로(1골 1어시스트)는 "우린 완벽하게 승리했다"며 샴페인을 터트렸다.유벤투스는 15일(한국시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트레제게와 델 피에로, 네드베드 삼각편대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마드리드를 3―1로 물리쳤다. 유벤투스는 1차전 패배(1―2) 포함, 1승1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앞서며 통산 7번째 결승에 진출, AC밀란(이탈리아)과 29일 단판 승부로 패권을 다툰다.
이탈리아 팀이 나란히 결승에 오르기는 1955년 대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2연패(連覇)를 확정짓는 등 상승세를 탄 유벤투스 앞에 최근 맹장수술을 한 라울과 호나우두(장딴지) 지단(허리) 피구(사타구니) 등이 부상에 시달린 마드리드는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7만 홈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유벤투스는 전반 12분 삼각편대의 위용을 뽐내며 선제골을 잡아냈다. 네드베드가 띄운 볼을 델 피에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머리로 반대 방향으로 떨구자 트레제게가 감각적으로 왼발 슛, 네트를 갈랐다.
기세가 오른 유벤투스는 43분 세리에A 득점 2위(16골) 델 피에로가 번개 같은 기습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반면 라울을 선발기용하고 '출전 불가' 판정을 받은 호나우두까지 후반 7분 투입한 마드리드는 22분 호나우두가 문전으로 파고 들다 얻어낸 페널티킥을 피구가 실축,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드리드는 0―3이던 44분 지단이 1골을 만회했지만 인저리 타임 5분 동안 라울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아 2연패(連覇)와 함께 통산 10번째 우승의 꿈을 날려보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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