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패티 위에 얹혀지는 노란 종이 같은 체다치즈, 피자 위에 뿌리는 모짜렐라 치즈….틀에 박힌 치즈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특급 호텔과 유명 레스토랑에서 유럽산 정통 치즈가 인기 술안주로 자리잡은 것은 이미 기본. 또 TV에서나 보던 '매장에서 직접 치즈를 잘라 사가는' 모습도 이미 낯설지 않다. 할인점과 백화점은 물론 '르클럽 드뱅'이나 '더 와인 아울렛' 등 치즈를 냉장 진열대에 놓고 판매하는 델리숍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앤치즈, 치즈아이 등 인터넷 치즈동호회 회원들의 자판 두들기는 손놀림도 바쁘기만 하다.
치즈! 알고 먹고 싶다
한국에 사는 서양인들이 자주 털어놓는 불만. "한국 치즈는 왜 그렇게 맛이 없어요?" 치즈의 원조는 유럽. 그래서 국내에서 비교적 맛있다고 식탁에 오르는 치즈 대부분은 유럽산이다.
일반적으로 햄버거나 피자에 사용되는 치즈 중에는 미국산이나 호주, 뉴질랜드산이 많다. 대부분 파머산, 모짜렐라 치즈로 유럽산 고급 치즈와 달리 대량생산된다.
치즈는 나라별로 종류와 맛도 제각각이다. 크리미한 맛이 일품으로 와인 술안주에 자주 오르는 '브리'치즈와 버섯맛에 가깝고 독한 향이 특징인 까멩바르는 프랑스산이 대부분이다.
반면 피자에는 반드시 따라 붙은 '모짜렐라'치즈와 '파머산'치즈는 이탈리아가 원조. 호두맛이 강한 '고다'치즈와 부드러운 '에담'치즈는 네덜란드 치즈에 속하고 '에멘탈'치즈와 '그뤼에르'치즈는 스위스 치즈로 유명하다. 그 유명한 '체다'치즈는 영국이 고향.
유명 치즈 브랜드도 여러 나라에 걸쳐 있다. 프랑스는 프레지뎅과 제라드, 이탈리아는 갈바니, 네덜란드는 프리코, 스위스는 에미가 유명한 치즈 생산 브랜드들.
국내 고급 치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르메F& B의 서재용 상무는 "고급식품으로만 인식되던 치즈가 일반인들도 즐겨 먹는 '독립'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며 "대중화 속도가 워낙 빨라 한국인들의 입을 얼만큼 침범할지 예상하기 힘든다"고 말한다.
치즈 구입·보관 요령
생치즈나 부드러운 연성치즈 중에는 고급치즈가 많다. 또 고급 치즈일수록 유통기한이 짧다. 보통 한두 달. 우유를 고온에서 끓여 멸균처리해 만드는 가공치즈는 대신 1년 이상도 간다. 생치즈는 일반적으로 포장지 안의 물 속에 담긴 채로 판매된다.
바에서 안주로 나오는 치즈 중 예상 보다 딱딱한 것들이 가끔 있다. 원래 딱딱한 하드치즈일 수도 있지만 개중에는 관리 부실로 굳은 것들도 있다. 롯데백화점 황우현과장은 "연성치즈나 생치즈는 한번 개봉하면 1주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도 은박지에 꼭 싸 바람이 안통하도록 해야 한다.
치즈 색다르게 먹는 법
요즘 토마토 샐러드나 약간 말린 토마토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먹는 이들이 많다. 토마토의 맛과 잘 어울리기 때문. 파스타나 피자에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공치즈류의 파머산 치즈가루 대신 생치즈 가루를 쓰면 맛이 확 달라진다. 고로깨 같은 튀김류에도 치즈를 넣으면 맛이 살아난다.
구르메F& B 직원들은 특이하게도 라면에 딱딱한 에멘탈 치즈를 넣어 먹는데 맛이 정말 좋다고 소개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종류와 구별법
치즈는 가공 상태에 따라 생치즈와 연성치즈, 반경성 치즈, 경성 치즈, 가공 치즈 등으로 구분된다. 생치즈는 순두부처럼 갓 만들어진 상태의 치즈이고 연성치즈는 부드러운 소프트 치즈이다. 하얀 외피가 입혀진 듯한 '브리'치즈가 전형적인 소프트 치즈.
경성치즈나 반경성 치즈는 딱딱한 하드 치즈로 에멘탈 치즈가 이에 해당된다. 많은 양의 우유를 고온으로 살균시켜 발효시킨 뒤 슬라이스나 큼지막한 벌크 형태로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치즈는 피자나 햄버거에 많이 사용되는데 흔히 가공치즈로 부른다.
모짜렐라나 파머산 치즈의 경우 피자에 사용되는 것과 달리 낱개로 포장돼 팔리는 고급 생치즈 종류도 있다.
치즈 정보 제공 및 판매 사이트
F& B구르메 (02)790―1717
gourmetfb.co.kr/home.asp
엔치즈 ncheese.com/hn/main.php3
치즈아이 cheesei.co.kr
치즈월드 (031)91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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