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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와 조각… 그 경계를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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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와 조각… 그 경계를 허물다

입력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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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도예가' 원경환(49)씨가 '흑도(黑陶)' 전을 14일부터 27일까지 이화익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흑도는 원씨의 작업을 대표하는 말이다. 그는 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울 때 유약을 바르지 않는다. 대신 소나무 등 땔감에서 생기는 그을음이 태토에 흡착해 생겨나는 자연스럽고 원시적인 색채를 이용, 원료인 흙 자체의 미감을 살린다. 이른바 흑도소성(黑陶燒成) 기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하학적 형태의 오브제는 언뜻 미니멀 계통의 조각을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도 일반적 그릇이 아닌 오브제, 설치로 이뤄진다.작품은 '토생금(土生金)'이나 '목극토(木剋土)' 등의 제목을 달고 있다. 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금(金) 목(木) 화(火) 수(水) 토(土) 등 오행의 상생(相生)·상극으로 설명하는 동양전통사상이 원씨 작업의 바탕이다. 흙과 금속, 흙과 나무를 함께 쓴 조형으로 도예의 기조가 되는 흙의 물성을 더욱 강조한다. 도예와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현대도예의 새로운 모색이다. (02)730―7818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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