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콜금리인하 효과" 실종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콜금리인하 효과" 실종 우려

입력
2003.05.16 00:00
0 0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이후 비관적인 경기 전망이 확산되면서 뭉칫돈이 주식시장은 외면한 채 안전자산인 채권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몰리고 있다.특히 박 승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등 금융시장 왜곡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인하하고 있어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실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5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연 4.22%를 기록, 사흘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콜금리가 인하된 13일에는 연 4.34%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뒤 14일엔 0.09%포인트나 빠졌다. 사흘간 총 0.17%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반면 단기금리인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콜금리 변경 전날인 12일 연 4.49%에서 15일 연 4.39%로 떨어지는 데 그쳤다.

추가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와 비관적인 경기전망이 퍼지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많이 떨어져 3월 중순 SK글로벌 사태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오히려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리인하의 목적 중 하나는 자금의 단기부동화를 초래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을 바로잡아 자금흐름을 선순환 구조로 돌려놓는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왜곡현상이 더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콜금리 인하 직후 시중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발벗고 나섰으나 대출금리 인하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것도 경기부양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조흥은행 박찬일 부행장은 "통상 경기가 안좋을 때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들은 예대마진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더 내리고 대출금리는 덜 내린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특히 신용대출이나 카드대출 관련 금리는 인하하지 않고 있어 예금이자 생활자의 고통만 가중될 뿐 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은 별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물론 금리인하 효과는 길게는 6개월∼1년반을 기다려야 알 수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 당일과 다음날 주가가 총 21포인트나 급락하고, 400조원에 육박하는 부동자금은 정부의 잇단 '틀어막기'에도 불구하고 틈새 부동산시장을 들쑤시고 있다. 또 집값 폭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단기 대기성 자금은 자꾸 몸집을 불리고 있어 벌써부터 금리정책 실패론이 확산되고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