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최희섭(24)은 시카고 컵스의 시작이자 끝이었다.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 시카고 컵스는 2회 1사까지 상대 우완 매트 키니의 구위에 눌려 4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고 있었다. 타석에는 전날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8일만에 2점 홈런을 쏘아올린 최희섭. 볼넷을 고르기보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적극적인 타격으로 맞서겠다는 패기로 부진 탈출에 성공한 최희섭에게 초구부터 입맛에 딱 맞는 공이 들어왔다.
148㎞짜리 몸쪽 직구였다. 올 시즌 7개의 홈런을 모두 직구를 통타했을 만큼 직구에 강한 최희섭이 이 공을 그냥 보낼 리 없었다. 우익선상 2루타. 전날 선제 2점 홈런처럼 최희섭의 호쾌한 장타는 컵스 공격의 신호탄이었다. 최희섭은 코리 패터슨의 내야 안타로 3루에 진루한 뒤 마크 벨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결승 선취 득점을 올렸다.
트로이 오리어리의 3점 홈런등으로 5―0으로 앞선 8회초 최희섭은 큼지막한 2루타로 알루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팀의 6―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4회 삼진, 7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희섭은 이날 4타수 2안타로 타율을 2할7푼1리(7홈런 20타점 22득점)로 끌어올렸다. 이틀동안 4개의 안타를 홈런 1개와 2루타 3개로 장식하는 슬러거의 진가를 과시하면서 최희섭은 장타율(6할2푼4리)과 출루율(4할3푼1리)에서도 '빅스텝'을 밟아가고 있다.
최희섭은 수비에서도 5회 1,2루간을 빠질듯한 땅볼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6회 크게 바운드되는 내야 안타성 타구는 베이스 커버로 들어온 투수에게 백핸드로 토스하는 유연성과 재치를 보여줬다.
1908년 이후 95년만의 월드시리즈 챔피언 재등극을 꿈꾸는 시카고 컵스에게 루키 최희섭의 맹활약은 팀의 힘찬 현실이자 미래가 되고 있다.
/김병주기자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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