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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사가 브로커와 친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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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사가 브로커와 친해지면

입력
200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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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각지의 검사들이 사건 브로커와 깊이 교제하고, 업무와 관련된 비리가 드러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사회정의를 실현할 책무를 짊어진 사람들이 스스로 부정한 유혹에 몸을 적셨다면, 국민은 누구에게 사회악 일소를 기대할 것인가.대검 감찰부가 최근 한 검사의 비위혐의를 포착해주변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달 경찰 수사로 불거진 이 사건은 경찰이 신청한 피의자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해 의심을 샀었다. 또 감찰 결과 한 부장검사급 간부는 주택조합 측으로부터 아파트 중도금을 대납받은 혐의가 있다고 한다. 별도의 감찰활동에서는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들이 2년 전 강원랜드 측으로부터 호텔 최고급 객실 숙박과 음식 및 술자리 향응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그러나 징계시한이 지나 처리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혐의들이 다 사실이라면 검찰은 유례 없는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4년 전 대전 법조 비리사건으로 검찰의 명예와 권위가 크게 손상되었고, 서울지검의 피의자 사망사건으로 검찰총장이 물러난 것이 불과 몇 달 전인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

검찰은 지금 가장 큰 시험대에 섰다. 나라종금의 퇴출 저지로비 의혹, 월드컵 휘장사업 비리 의혹, 석탄납품 비리 의혹 등 수많은 의혹사건 수사를 통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 마당에 검사들이 사건 브로커와 친하게 지내고, 관내 업소에서 호화판 접대를 받고, 아파트 중도금 대납까지 받았다면 누가 검찰이 하는 일을 믿겠는가. 정·관·재계 사정 수사를 한들 어떻게 권위를 세울 것인가.

송광수 검찰총장은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정의에 대한 잣대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 따를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민은 그 말을 믿고 싶다. 아무리 고통이 커도 국민의 신뢰 되찾기에 감찰 목표를 설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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