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이 검사들의 비리 혐의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전방위 '내부 사정'에 나선 데 이어, 검사들이 연루된 새로운 비위 의혹이 제기돼 '법조 비리' 파동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검찰이 뼈를 깎는 내부 사정을 통해 국가 최고 사정기관으로서의 위신을 회복하는 모양을 갖춘 뒤 정치권 등에 대한 고강도 사정에 나설 방침이어서 파문은 커질 전망이다.
법조브로커 유착의혹
대검 감찰부(유성수 검사장)는 14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수사중인 사건 브로커 박모(49)씨와 현직 검사들의 유착 의혹과 관련, 박씨와 전화 통화한 현직 검사 20여명을 전원 소환 조사해 비리 연루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검찰은 이달 말 박씨 사건을 송치받는 즉시 박씨를 소환, 검사들과의 통화경위 등을 조사하고, 박씨 본인과 가족들의 계좌에 대한 자금 추적 작업을 벌여 검사들에게 사건 청탁성 돈이 흘러갔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불거진 지난달 초부터 내사에 착수, 박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 2개의 통화내역과 서울지검 서부지청이 경찰 사건을 지휘해 온 과정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전화통화 횟수가 많다고 해서 꼭 비리에 연루됐다고 볼 수 없고, 단 한번만 통화했다 하더라도 특정 사건 '봐주기'를 할 수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카지노, 무료 투숙 의혹
검찰은 또 2001년 4월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 및 직원들이 정선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측으로부터 무료숙박 및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강원랜드는 당시 영월지청 검사와 직원들이 강원랜드 스몰카지노 호텔에서 최고급 객실인 로열스위트룸(하루 숙박료 38만원) 1실, 26만6,000원짜리 주니어스위트룸 3실, 스탠더드룸(15만7,000원) 3실 등 방 7개를 무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객실사용의뢰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강원랜드 관계자는 "당시 검사 등 5명이 김광식 사장 등 강원랜드 임직원과 저녁식사를 한 뒤, 식당 영업이 마감돼 준비된 객실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며 "밤 11시께 검사들은 모두 영월로 돌아갔으며 숙박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국가공무원에 대한 징계시한(2년)이 이미 지났으나 진상을 파악하고 관련자에게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원랜드가 영월지청 관계자들에게 저녁과 술자리를 제공했을 당시 영월지청은 강원랜드 복지기금 사건을 수사, 영업실장 J씨 등 직원 2명을 공금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었다.
기타 비리의혹
검찰은 또 검사 1명의 아파트 중도금 대납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감찰 중이다. 이 검사는 1999년 주택조합측에 대한 채권과 아파트 중도금 1억5,000만원을 상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진상파악을 위해서라도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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