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000년 6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등에 대한 불법 대출을 금융감독원이 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 나라종금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용근(李容根) 전 금감위원장을 금명간 소환 조사키로 했다.특검팀 관계자는 14일 "이 전 위원장이 현재 나라종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검찰측과 소환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주중 소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산은 대출당시 여신한도 감독업무를 담당했던 금감원 신용감독국 김모 전 조사역에 대한 조사에서 "산은대출의 문제점을 보고했으나 상부에서 문제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대출 과정 뿐만 아니라 사후 감독에 있어서도 청와대 등 정치권의 묵인 요청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전 위원장을 상대로 불법 대출 방치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산은은 2000년 7월 금감원에 현대 계열사에 대한 한도초과 여신 감축계획 이행상황을 보고하면서 현대상선 4,000억원, 현대건설 1,500억원 대출 사실을 누락했으나 금감원이 문제 삼지 않았고, 이후 이뤄진 분기별 점검에서도 지적을 받지 않았다. 특검팀은 특히 대출 최고 책임자였던 당시 이근영 산은 총재가 2000년 8월부터 올 초까지 금감위원장으로 재직한 것과 관련, 이 전 위원장 재임시에도 의도적인 묵인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현대건설 대출금 1,500억원이 지금까지 알려진 5억달러와 별도로 대북 송금됐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을 소환, 대북 송금 총액과 경위, 정부측과의 사전합의 여부 등을 조사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