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 수준을 연 4.25%에서 4.0%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은이 금리를 조정한 것은 1년 만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다.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금리 인하가 가져올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계속 제기됐다. 그럼에도 한은은 금리를 내렸다. 박승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한 말은 우리 경제의 현 상태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박 총재는 "폭서(부동산 투기)와 혹한(경기 악화)이 공존해 에어컨을 들일지, 난로를 들일지 판단하기 어려운 특이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경제가 이 같은 형편이 된 데는 일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경기 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했지만 실제로 나타난 것은 그렇지 않았다.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는데도 기업들은 투자를 망설였고, 부동산 투기는 재발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부는 경기상황에 따라 금리 재정 등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펼쳐야 했지만 시기를 놓쳤다. 정책의 혼선과 혼란이 끊이지 않아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영향이 너무 크다.
지금에 와서야 "집 값보다는 경기가 더 시급하다"며 금리를 내린 이상, 이제 정부가 할 일은 금리인하가 제대로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한은은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면 심각한 실업 문제가 대두돼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금리 인하로 손해 보는 사람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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