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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GMO<유전자 변형식품>전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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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GMO<유전자 변형식품>전쟁" 시작되나

입력
200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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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3일 유럽연합(EU)의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라크전으로 불거진 양 대륙간 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은 GMO에 관한 EU의 수년 간에 걸친 지연 태도에 인내심을 잃었다"며 "호주, 칠레 등 12개 농산물 수출국과 연대해 EU를 WTO에 제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죌릭 대표는 "EU의 수입금지 조치는 WTO 규약 위반일 뿐 아니라 'GMO가 문제없다'는 EU 집행위원회(EC)의 자체적인 과학적 검증 결과와도 배치된다"며 "이는 무역 장벽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EU의 결정에 따라 수입과 생산을 꺼리는 개도국 농민과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EU의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GMO 정책은 WTO 규정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유럽의 환경단체들도 "만약 미국의 제소가 관철된다면 미국은 원하지도 않는 유럽 소비자에게 유전자 식품을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EU는 99년 6월 GMO 승인기준을 강화하되 새 규정이 발효될 때까지는 기존 지침에 따른 GMO 승인을 중단키로 결정, 사실상 새로운 GMO 승인에 대해 모라토리엄(금지)을 선언했지만 최근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우려, 모라토리엄 기한 종료에 맞춰 자세 변화를 모색해 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세가 불거진 시기와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달 초 미국의 기업 해외법인 감세혜택에 대한 EU의 제소를 WTO가 받아들여 4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승인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라크전을 앞두고 유럽 국가의 전쟁 승인을 위해 공세를 자제했던 미국이 본격적인 밀어붙이기에 나섰다는 분석과 덩치 큰 EU에 엄포를 놓음으로써 그 동안 EU의 반대에 기대 GMO 수입을 꺼리던 개도국 흔들기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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