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불리한 선거구획법 통과를 막기 위해 인근 주로 달아나는 바람에 미국 전역이 떠들썩하다.텍사스주 하원 의원 51명은 12일 일제히 주도인 오스틴을 떠나 인근 오클라호마주의 아드모어시로 도망갔다. 짐 던냄 의원은 "주 의회는 이제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한다"며 "공화당은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의회를 장악하려는 처사를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텍사스주 하원은 공화당이 88석, 민주당이 62석으로 재적 의원 전체 150명 중 100명 이상이 출석해야 의안 표결이 가능하다.
의원 도피 사건은 1860년 이후 처음으로 주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획정한 법안을 상정하면서 시작됐다. 공화당이 현재보다 5석 이상 득을 볼 수 있는 개정안을 올리자 민주당은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공화당 지도부는 주 경찰에 민주당 의원 체포를 긴급 지시해 체포작전을 시작했다. 공화당은 도망다니는 의원들의 사진을 이라크 지도부 수배자 카드처럼 만들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에 쫓기다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옆 주로 도피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사태가 비화되자 공화당측은 "민주당은 비겁하다. 도망가지 말고 의회에서 싸워라"고 성토하고 있다. 하지만 달아난 의원들은 회기가 끝나는 16일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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