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물연대가 파업과 시위를 벌이면서 내건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보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집회에서 주장한 구호는 너무 과격하다. 구호를 통해 정당성을 주장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야 할 텐데 자기 주장만 있지 다른 사람의 입장은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투쟁심을 북돋우고 전의를 불태우자면 선동적인 구호가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는 일반인 입장에선 공감하기도, 성원을 보내기도 힘들다.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든 말든 관계없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이렇게 가다가는 '세상을 뒤엎자'는 구호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화물연대 소속원들이 그간 수익금을 착취당하고 쥐꼬리만한 수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투쟁은 제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강경한 투쟁은 더 강경한 투쟁을 낳고 결국 당사자는 물론 나라 경제와 국민 생활에 큰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 정부도 극단적 행동이 나올 때까지 방치했다가 강경 진압을 한다거나 사태가 심각해진 뒤에야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안만식·서울 강서구 화곡1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