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3일(이하 한국시간)에도 뉴욕에서 주요 금융계 인사 등을 만나며 '세일즈 외교'에 치중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미 동맹관계 강화와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설명하며 한국 경제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서울의 고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챙기고, 행사에서 노사문화 안정을 강조하는 등 국내 상황이 세일즈 외교에 부담이 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고 총리와의 통화에서 "총리의 12일 담화가 적절한 시기에 잘 나왔다"며 철저한 대처를 당부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에서 "대화와 타협은 법과 원칙이 지켜질 때 보장된다"며 "앞으로 2,3년 내에 노사문화를 종합적이고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회장(전 미 재무장관)과 만찬을 공동후원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노 대통령은 21세기 한국의 비전이자 희망"이라고 추켜세웠고 노 대통령은 "저를 각별히 소개해 주신 이 회장에게 감사 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숙소에서 뉴욕 금융계 인사 11명과 가진 오찬에서 "김대중 정부의 4대 부문 개혁정책을 이어나가되 개방,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 유연성 제고를 덧붙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험이 있는 곳일수록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더 많다"며 북핵 문제와 별도로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강조했다.
오찬에는 루빈 시티그룹 회장과 데이비드 록펠러 록펠러재단 전 이사장, 루이스 거스너 칼라일그룹 회장, 리처드 펄드 리먼브러더스 회장, 스티븐 포크 CSFB 회장, 레오 오닐 S& P 사장, 존 루더퍼드 무디스 사장, 로버트 스콧 모건스탠리 사장, 데이비드 쿨터 JP모건 부회장 등 금융계와 신용평가회사 인사가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과 면담, 키신저 전 장관이 "북한의 기본전략은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그런 의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