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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경로사상 "생산적"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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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경로사상 "생산적" 전환을

입력
200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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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실제 나이보다 젊게 생각하려고 한다. 최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데 어느날 나보다 젊은 사람이 자리를 양보했다.순간 복잡미묘한 심정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정말 저 사람보다 그렇게 늙어보이나?"였고 그 다음은 "아마 외국인이라 친절을 베푸는 거겠지"였다. 그리곤 감사함을 표하며 자리에 앉았다.

한국에서는 노인이나 윗사람을 공경하는 전통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 이런 공경심의 본질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서구 사회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죄악들은 아직 한국사회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세대차이는 분명 한국에도 존재한다.

세대차이는 생길 수밖에 없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첨단 도구와 커뮤니케이션 수단, 언어 표현을 따라가려는 사람들에게 부과되는 요구는 단지 경험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지닌 젊은 사람들만이 대처할만한 것들이다.

세대차이는 정치적으로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가져왔다. 지난 대선에서는 물론이고 주요 정당들은 보수 장년층과 개혁 성향의 젊은 급진파들로 분열되었다. 거리 시위는 한미 관계에 비판적인 젊은이들이 친미적인 기성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에서도 교장과 젊고 급진적인 전교조 교사들 사이의 심각한 알력을 보게 된다.

물론 승자는 젊은 세대다. 젊은 세대는 앞으로 의사 결정자와 기성세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이든 세대도 여전히 존재한다. 인구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반면 25세 이하 인구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만약 현재의 근로 형태를 바꾸지 않는다면, 연금이나 세금보조, 소득재분배 등을 통해 노인들을 부양해야 할 부담은 젊은이들의 몫이 된다.

나는 나이든 사람을 공경하는 한국의 전통이 새롭고 생산적으로 바뀌길 바란다. 노년층을 좀더 오래 경제 활동에 참여시켜야 하고 만족스럽고 즐거운 역할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자극함으로써 삶을 연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인들이 새로운 세대에게 자신들이 누린 지식과 경험을 가르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을 직업 전선에서 몰아내고 퇴물로 만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러면 노인들은 여전히 인생을 즐기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알란 팀블릭 영국인 주한영국상공회의소장 AA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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