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사진) 대표가 13일 '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대표로 취임했다. 1월 말 서청원 전 대표의 당무일선 퇴진으로 대표권한대행을 맡았던 박 대표는 서 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대표에 추대됐다. 지난 100일 동안 대북송금 의혹 사건 특검제 관철 등 대여(對與) 관계와 당 운영에서 보여준 리더십이 당내의 후한 평가를 받은 결과다. 비록 임기가 새 대표가 선출되는 내달 17일까지 한달여에 불과하지만 박 대표는 "하루만 피어도 꽃은 꽃이며, 하루 피는 꽃이 꽉 찬 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그는 취임간담회에서 내내 대화정치를 강조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원내에서 대화를 통해 여당을 설득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끌고가는 게 진짜 강한 야당"이라는 얘기다. 박 대표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귀국 후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참석해 할 말을 하겠다"며 "민주당 대표와도 언제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국회의 최대 쟁점인 국정원 개혁방향과 관련, "꼭 국정원을 폐지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해외정보처 신설을 포함한 국정원 개조방안을 폭 넓게 논의해보자는 뜻"이라고 민주당과의 절충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당이 제출한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 처리에 대해서도 "6월 임시국회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는 말로 신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화물연대의 파업사태는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연구결과에 따라 종합 대책이 강구돼야 하며, 당사자들은 그때까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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