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첫날인 12일(이하 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은 세계금융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하는 것으로 대미(對美) '세일즈 외교'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13일에도 금융계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한국 정부의 금융 선진화 노력을 설명하는 한편 월 스트리트 회견에 이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만찬에 참석, '동북아 경제 허브' 구상 등을 소개하는 등 경제외교를 계속할 예정이다.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NYSE에서 거래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누른 뒤 딕 그라소 회장 등 NYSE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대 한국 투자를 늘리는데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그라소 회장과의 면담에서 "한국 금융시장은 SK 사태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뉴욕거래소에 보다 많이 상장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9·11테러 참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등의 영접을 받은 뒤 헌화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뉴욕 교포들과의 간담회에서 "세계로 활짝 열린 개방경제를 선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한국의 시장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은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수행 경제인 28명과 간담회를 갖고 방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손길승 전경련 회장 등 경제 5단체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기업인 28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이 노동계 대표를 만난 적은 있으나, 재계 인사들과 집단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가) 재계와 거리가 있거나 사이가 안 좋을지 모른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나들이에 여러분이 성의껏 함께 해줘 이제 국민도 안도할 것 같고 한국 정부와 재계가 일치단결해 노력한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경제인들에게 상징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가 절반을 하면 여러분이 절반을 할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덧붙였다.
/뉴욕=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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