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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날린 지방대 설움 "명문대 출신 부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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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날린 지방대 설움 "명문대 출신 부럽지 않아요"

입력
2003.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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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분야를 공부하는 지방대 학생들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지방대 및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한 전남대 출신 여성 박사 2명이 미국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로부터 연간 4,0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고 박사 후 과정(Postdoc) 과정을 밟고 있어 화제다.

12일 전남대에 따르면 약대 면역학 실험실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정수월(31·생물학과 졸·왼쪽)씨가 지난 2월 학위를 받은 뒤 3월부터 하버드 의대에서 연간 3만2,500달러의 장학금을 받고 박사 후 과정에 수학중이다. 정씨의 하버드 의대 진출은 같은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하며 공부하다 한 해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강복윤(30·제약학과 졸)씨에 이어 두 번째다.

정 박사는 알레르기 질환의 면역조절 물질 '인터루킨-4'의 생성과 조절에 관한 연구로, 강 박사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자가면역물질 '인터루킨-12'의 생성과 조절에 관한 연구로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지(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를 비롯한 저명한 학술지에 각각 1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두 여성 박사가 이처럼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면역학 실험실에서 알레르기 및 암 질환의 새로운 백신과 면역조절제 개발에 몰두해 온 김태성(43)교수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김 교수가 공부와 연구밖에 모르는 두 여성의 열정에 감복, 미국진출을 알아봐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운 것. "두 사람은 정말 지독한 공부벌레였습니다. 1999년부터 4년 넘게 매일 아침 8시면 연구실로 출근해 자정이 넘어서야 연구실을 나섰습니다." 공부가 좋아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아직 미혼인 두 박사는 미국에서도 함께 살면서 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김 교수는 "두 제자들이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좋은 조건으로 박사 후 과정을 이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쉬운 것만 좇는 세태를 나무라기라도 하듯 묵묵히 연구에만 매진해 온 두 제자가 대과학자로 빛을 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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