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북한 핵은 용납할 수 없고 제거해야 한다는데 한미 양국의 목표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며 "다만 어떻게 제거하느냐의 상황인식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노 대통령이 북한 핵에 대해 '불용' 대신 '제거'라는, 보다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북핵 해법을 둘러싼 양국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또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한반도 상황은 미국의 '선제공격 독트린'을 적용하는데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관련기사 A2·5·12면
노 대통령은 서울에서 9일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부시 대통령의 독트린이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북한이 목적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용납할 수 없지만, 북한과의 군사 충돌은 생각만 해도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진 교민 간담회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 "주한 미 2사단은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 안보에 대해 안도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완성될 때까지 현재의 위치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을 미국측에 간곡하게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 여기까지 한미 양국이 충분히 확실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내가 미국을 떠날 때쯤에는 꼭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해 막후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용산 미군기지는 신속하게 이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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