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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 2" 신 은 경/결혼… 아이… "조폭전설의 꿈 소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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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 2" 신 은 경/결혼… 아이… "조폭전설의 꿈 소박하죠"

입력
2003.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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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그친 뒤끝이어서인지 바닷바람이 억세게 불었다. 8일 저녁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 세관 건물. 영화 '조폭 마누라 2―돌아온 전설' 도입부인 옥상 격투 장면을 찍기 위해 신은경이 나타났다.왼쪽 눈이 충혈돼 있다. 4월22일 촬영 도중 각목으로 맞아 얻은 부상이다. 연예 신문이나 연예 프로그램에서 "실명 위기"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작은 부상도 아니었다. "왼쪽 눈 시력이 0.02까지 떨어졌어요. 원래 양쪽 시력이 1.5였는데. 너무 갑갑해요. 의사는 절대 안정을 취하라지만 일은 마무리해야죠." 말투와 표정으로 봐서는 씩씩하다.

지칠 줄 모르는 전사의 이미지가 바로 이런 걸까. 얼굴만 핼쑥해졌을 뿐이다. 당초 촬영 계획은 그의 눈 상태 때문에 이튿날로 미뤄졌지만, 실명 위기를 겪으면서도 촬영에 임하는 그의 태도가 남다르다. "산삼을 보내준다는 분도 계시고 안구 기증한다는 분도 있었죠. 촬영 현장에 돌아왔더니 스태프가 환영 메시지를 패널에 적어 놨더라구요. 울음이 왈칵 나오려는데 안압이 높아지면 안되니까 울 수도 없고." 정흥순 감독('가문의 영광')은 "왼쪽 얼굴이 더 예쁘게 나오는데 이제 오른쪽 얼굴 위주로 찍어야 된다"며 주연의 부상이 영화에 끼친 파장을 설명했다.

2001년 전국 관객 530만 명을 끌어 들인 전작에서 가위 하나로 조폭 세계를 평정한 그는 속편에서 옥상 격투를 하다 추락, 기억을 상실하고 자신을 구해준 중국집 주방장(박준규) 밑에서 자장면 가락을 뽑는다. 영화는 그가 어떻게 기억을 되찾고 '정의로운 조폭'으로 거듭나느냐를 다룰 예정.

신은경은 '조폭 마누라'를 다시 택한 배경으로 '가족영화'라는 점을 꼽았다. 조폭 영화가 아니라 가족영화라니? "1편에서 전 엄마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조직원 50명을 거느린 엄마요. 그 책임을 지느라 사생활도 없었고 자신을 희생했잖아요. 속편에서는 제가 낳은 건 아니지만 제 의붓딸이 나오거든요. 2편도 조폭이 아니라 가족애에 피사체 심도를 맞췄어요." 의붓딸과의 관계가 감동적이라고 덧붙인다.

어머니가 되고 싶은 나이가 돼서일까. 그녀는 모성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서른에 접어들어 이제는 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다. "결혼을 못하면 아이라도 먼저 갖고 싶어요." '젊은 남자'에서 '블루'에 이르기까지 그를 늘 따라다니던 중성적 이미지라는 것은 결국 편견 같았다. "여자로서 완성된 모습이 어머니"라고 단언한다. 그의 어머니상은 강하고 꿋꿋한 낙천적 어머니에 가까운 듯하다. 설령 '조폭 영화 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진다고 해도 두려울 게 없다니 말이다.

멕 라이언, 줄리아 로버츠, 데미 무어 같은 배우가 고정된 캐릭터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게 흠이 되느냐는 것이다. "전편은 '쎄고' 독한 영화였는데 그런 점을 배제해 더욱 마음에 들어요. 진중한 코미디랄까. 추석 가족 영화로는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죠."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추석 무렵 개봉 예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관객은 얼마나 들 것 같냐고 물어봤다. "하늘이 정하는 것 같다"며 말을 아낀다. 곧 이어 "절반만 돼도 감사하겠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조디 포스터를 꿈꾸는 배우, 사랑을 찾지만 일에 파묻혀 고양이 여섯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는 배우, 더 늦기 전에 아이도 낳고 두루 인생 경험을 하고 싶다는 배우. 17년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그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활력으로 가득하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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