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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 트럭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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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 트럭의 운명

입력
2003.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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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의 일이다. 동강에 댐이 생긴다 하고 댐이 생기면 그 아름다운 비경과 자연환경을 더 이상 보지 못할 것 같다고 해서, 친구들과 동강으로 놀러 갔다. 래프팅을 하는 데가 있고 또 댐이 생기면 래프팅을 못할 수도 있다고 해서, 또 언제 오겠느냐면서 내가 한 번 해보자고 강력히 주장해 일행 중 두 사람이 래프팅을 하게 되었다. 물은 깊지 않았고 물살은 생각만큼 거세지 않았다.그럭저럭 남모를 이들과 함께 노를 저어 떠내려 오는데 문득 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숲으로 덮인 고즈넉한 섬에는 푸른빛 트럭이 한 대 서 있었다.

도대체 저 트럭은 어떻게 저기까지 간 것일까. 작은 트럭이니 뗏목으로 운반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트럭에는 번호판이 없었다. 저긴 음주운전 단속도, 신호위반도, 과속 딱지도 없겠구만. 누군가 말했다.

저 트럭은 섬 안에서 못 쓰게 될 때까지 부림을 당하다가 결국 고철로 분해되어 밖으로 나올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어쩐지 비감해 졌다. 왜 그랬을까. 내가 번호판을 단 트럭도 아닌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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