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5일(한국시간)에 있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심현안에 대한 입장을 미리 천명했다. 미국으로 가는 특별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핵은 용납할 수 없고 제거해야 한다는 데 양국의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고, 뉴욕 동포와의 간담회에서는 "미 2사단 재배치는 북한 핵 문제 해결 때까지, 한국 안보에 안도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완성될 때까지 현재의 위치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을 미국측에 간곡하게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북한 핵 제거가 노 대통령이 되풀이해 온 북한 핵 불용 및 평화적 해결 원칙보다는 상대적으로 강경한 미국측 입장을 수용하기로 방향을 바꾸었는지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또 미 2사단 현위치 주둔 요구가 주한미군에 대한 노 대통령의 기존 언급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의 성공을 위해 핵심쟁점에 대한 입장을 미리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방미 초반에 입장을 분명히 제시한 것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외교와 회담에는 상대가 있기 마련이며, 미국은 한반도 장래에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세계 유일의 초강국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뉴욕에서 자신의 미국관을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촛불시위를 했던 분들의 지지가 (미국에) 불안감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역할이 있는 동북아 질서를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각에 엄존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겨냥, "(방미를 통해)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이런 저런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현실인식이 방미와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결실을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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