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날아오는 공을 튕겨내는 '공놀이' 게임이다. 역사상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라는 미국 아타리사의 '퐁'(Pong· 1972)도 같은 형식을 지녔다. 양쪽에 벽을 놓고 두 개의 라켓이 마주선다. 벽 사이에 가로막힌 공간을 천방지축 오가는 공을 라켓을 움직여 잽싸게 받아낸다. 이름만큼이나 탁구를 많이 닮았다.퐁류의 공놀이 게임은 70년대에 상당한 인기를 누렸지만, 너무 단순하고 혼자 즐기기에 부적합했던 탓에 80년대 본격적인 비디오 게임 시대가 열리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 뒤를 이은 것이 '벽돌깨기'다. 공으로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는 선배 게임들과 같지만 벽돌을 부수는 쾌감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벽의 요철에 따른 반사각의 변화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장르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으로 일본 타이토의 '알카노이드'(Arkanoid·1986)가 꼽힌다. 오늘날까지도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이 게임은 부서지는 벽을 향해 공을 날려보내는 것이 전부이던 벽돌깨기에 슈팅게임의 요소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우선 벽돌 종류가 다양하다. 빨간색, 녹색, 노란색의 다채로운 색깔이 눈에 띄고, 두 번 이상 때려야 하는 회색벽돌, 절대 깨지지 않는 황금색 벽돌 등이 있다.
어떤 벽돌들은 아이템을 품고 있다. 공에 맞아 깨지면서 영문자 아이템이 흘러나오는 데, 공의 개수를 여러 개로 늘이는 'D'자, 공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S'자, 라켓의 길이를 늘여주는 'F'자, 총알을 발사하도록 만들어주는 'L'자 등이 대표적이다.
오락실용 비디오 게임 뿐만 아니라 MSX, IBM PC용으로도 제작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외계인의 소굴로 납치되 탈출한다는 나름의 스토리 라인도 갖추고 있다. 알카노이드는 게임의 주인공인 라켓 로봇 '바우스'(vaus)가 실려있던 우주선의 이름이다. 이 게임은 에뮬랜드(www.emulland.net)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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