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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부산港 르포/수출입 화물 쌓여 "포화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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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부산港 르포/수출입 화물 쌓여 "포화상태"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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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 사흘째인 11일 오후, 컨테이너 차량이 멈춰선 부산항일대 도로는 평소의 부산했던 모습과는 달리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컨테이너 수만 개가 빼곡이 쌓여가는 컨테이너부두와는 대조적이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날도 여차하면 준법운행 등에 나서기 위해 부산 금정구와 북구 구포 등 경부·남해고속도로 진입로 주변 간선도로변에 컨테이너 차량을 대거 주차시켜 놓아 긴장이 고조됐다.신선대 자성대 등 컨테이너부두 주변도로에는 개별운송차주와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한진 대한통운 등 일부 대형 하역업체의 지입·자체차량 운전사간에 차량운행을 둘러싸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푸른색(한진) 주황색(대한통운) 컨테이너 차량들은 '개별운송'측이 차량 유리창에 계란세례를 퍼붓고 욕설을 퍼붓는 등 항의가 거세지자 집회장소인 신선대부두 등으로는 아예 운행을 포기하기도 했다.

부산항으로 반출입되는 컨테이너는 하루평균 2만2,000여 개∼2만5,000여 개. 이 중 88% 가량을 육상수송에 의존하고 나머지는 철도나 연안수송이 담당하고 있다. 육상수송 비율이 높은 가운데 지입차의 비율이 87%나 되는 바람에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컨테이너 수송이 일시에 마비상태에 빠진 것.

신선대 자성대 신감만 감만 등 부산항 8개 컨테이너부두의 컨테이너 처리율은 9일 이후 사흘째 평소의 10∼40%대로 떨어졌다. 신선대부두의 경우 9일 평소 4,800개에서 2,020개로 처리율이 41.9%로 떨어진 데 이어 10,11일에는 20%대로 떨어졌다. 하루 1,000개의 컨테이너가 반출입되는 한진부두의 경우 10일 이후 운송업체 지입차주들에 대한 개별 조합원들의 운행방해행위 등이 이어지면서 가동률이 10%대로 곤두박질 치기도 했다.

선박에서 내린 수입화물 컨테이너가 반출되지 못하면서 부산항 주요 부두의 컨테이너 수용률이 위험수위에 육박, 항만기능 마비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날 현재 각 부두별 컨테이너 수용률이 감만부두의 경우 대한통운 터미널 103.4%, 세방터미널 94.4%에 이르고 신감만부두는 81.7%에 달했다. 이는 이미 적정선을 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고 2∼3일 정도 반출이 안될 경우 더 이상 부두에 컨테이너를 쌓아둘 공간이 없어 하역작업이 완전 중단되는 항만기능 마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부두운영사들은 밝혔다.

컨테이너 반출입 마비와 이로 인한 수출선적 차질 등으로 항만·물류 및 수출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들은 이번 사태로 하루 50억∼8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고있고 선사들도 수출화물 선적차질로 막대한 운임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부산항의 안전성과 신뢰도 하락으로 외국 선사들의 기항기피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국가적으로 수조 원에 이르는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부두운영사 관계자들은 "현재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외국 선사들이 대거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항만으로 옮겨가면서 동북아 중심항만의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항이 주변항으로 전락하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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